강원랜드에서 만났던 사람들 8화

강원랜드에서 만났던 사람들 8화
박씨가 강원랜드에 출입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박씨의 처는 처음에는 강원랜드라는 곳이 택시기사들이
가서 장거리를 태워오는 곳인지로만 알았다고 한다. 도박 노름 이런 것은 그 내외에게 그만큼 생소했고,
그들은 소박한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박씨의 처 역시 도박을 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 같은 것은 없었다.
박씨와 함께 그곳에서 방을 잡고 매일 게임을 하면서 지는 날도 있었고 이기는 날도 있었지만,
단 하루만에 남편이 하루에 버는 돈의 몇배의 돈을 따는 날엔 그동안 힘들게 일하던 남편이 불쌍하게
보이는 날도 있었다.
결국 그 부부는 그렇게 4년여 시간동안 전세보증금을 빼서 도박을 일삼고 탕진하게 되고,
또 박씨 소유의 개인택시마저 넘겨서 도박자금으로 마련해서 달방신세를 전전하게 되는신세가 되었다.
그래도 4년이라는 시간동안 강원랜드에 상주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도 많고, 인사하고
다니던 사람들도 많이 생겨서 그런지 끼니를 굶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사람좋기로 소문난 박씨와 그의 부인에게 다른 상주인들은 야박하게 대하지 않았다.
금전의 고갈로 인한 불안감...불규칙한 생활과 식사...그리고 피로함이 겹쳐진 박씨에게
결국은 뇌출혈이라는 결과가 찾아왔다.
객장에서 게임을 하다가 피곤에 찌든 몸으로 화장실을 향하던 그가 쓰러진 것이었다.
안전요원이 엠블런스를 부르고 엠블런스가 인근 병원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박씨는
며칠뒤 숨을 거두었다. 그의 주머니속엔 검은 색 칩 몇개만이 들어있을 뿐이었다.
나쁜 소문이 더 빨리 퍼진다고 하였던가?
강원랜드 상주인들 사이에 박씨의 사망소식은그날 바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사람이 워낙 좋아서인지 박씨는 돈은 모두 탕진했지만 강원랜드에서 만난 사람들만큼은
잃지 않았다. 박씨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던 사람들이 그의 초라한 장례식장을 찾아가 그날 돈을
딴 사람은 10만원이나 20만원을 그리고 돈을 잃은 사람은 단 몇만원이라도 부의금을 내기도 하였다.
그들이 모아준 부의금이 300만원이 조금 안 되었다.
그 돈으로 장례식비용은 충분히 치룰 수 있는 금액임을 알고 박씨의 부인은 그들에게 울며
고마움의 뜻을 전했다.
3일간의 장례식이 있었지만 박씨의 자식들은 그 장례식에 참석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씨의 처가 연락을 하지 않았는지, 연락을 했는지 이미 도박에 미쳐버린 부모를 자식들이
버린 것인지까지는 알수 없었다.
남편의 장례식이 끝나고 4일정도가 흘렀다. 박씨가 죽은지 7일정도 되었을까?
박씨와 박씨의 처는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져가는 듯 했지만,
박씨의 처는 다시 강원랜드 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자기가 항상 가던 박하라 테이블로 향했다.
"부의"라고 선명하게 적혀 있는 봉투에서 남편의 장례식을 치르고 남은 200여만원의 돈을
테이블에 던지며 칩으로 교환하는 모습을 보며, 부의금을 냈던 박씨의 지인들은
더 이상 박씨의 처에게 동정심을 갖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돈을 다 소진한 박씨의 처는 그 이후로 객장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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