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에서 만났던 사람들 4화

강원랜드에서 만났던 사람들 4화
결국은 플로어퍼슨(과장이라고 그냥 칭할게 대리도 있지만 그냥 과장으로 통칭한다)
이 와서 무슨 상황인지 물어보더라고, 아주매미들 구체적으로 상황을 묘사하는데
주둥이가 두개씩.....합이 10개를 찢어버릴라....이렇게 구체적으로 말해주는데
나도 웃고 딜러새끼는 웃음 나오는거 억지로 참고 있는거 눈에 보이고, 대리 남자새끼도
생글거리면서 고객 응대하고 있었지만 웃긴게 눈에 보이더라. ㅋㅋㅋ
사실여부를 최형한테 물으니까 최형 남자답게 "예 내가 했소 미안합니다" 이렇게 쿨 사과를
하더라고. 그러니까 과장도 앞으론 그러지 마세요 하고 정지조치 같은건 취하지 않더라고.
최형은 열받았는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나를 보고는 "어이 형씨 담배 한대 피러 갑시다"
하더라고.
ㅅㅂ 나도 키 180넘고 몸무게도 85키로라서 어디가서 꿀리지는 않는 몸뚱이라 생각했는데....
최형의 포스에 눌려서 "예 그럼요 여부가 있겠습니까? 헤헤" 하며 쫄래쫄래 하며 따라갔지
흡연실 안
최형 : 아 ㅅㅂ년들 좃같이 열받네. 간만에 자리 없어서 11핏 못앉고 10핏에 왔는데 허허 형씨도 베이직 치시던데
아직 별로 못 올리셨지? (참고로 올린다는 표현은 딴다는 표현임)
나 : 예 거의 본전이예요.
최형 : 아우 열받네...내 그것들 가만히 두나 봐라.
하면서 담배를 끄면서 일어나더라고.
이때 솔직히 좀 무서웠다. 최형이 딱 봐도 체형이나 얼굴이 조폭 스타일이고 팔뚝이나 몸뚱이 봐도 포스가
장난 아니고 아주매미들 제압할때 뿜어내는거 보고는 나도 좀 무서웠거든...
막말로 ㅅㅂ 살인마 빙의해서 아주매미들 5명 다 죽여버리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이 살짝 들기도 했어.
그래서 흡연실에서 같이 나갈때는 흡연실 문을 열어드리는 센스를 발휘했지.
아줌마들 두들겨 패다가 엉겁결에 나까지 쳐 맞아서 장애인인 내가 장애가 추가되면 안되잖아.
1타 4피를 넘어서서는 안된다!
1타 5피는 막아야 한다 !!
난 착한 사람으로서의 마음을 갖고 여차하면 최형을 막으려고 긴장하며 자리에 앉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최형이 살기 띤 표정을 지으며 파카 안주머니에 손을 쓱~ 넣는거야.
헉!!
난 분명히 저기서 칼이 나올거라 생각했는데 지갑이 나오더라 헤헷...
그러더니 5만원짜리 20장을 던지면서 핑크로! 라고 외치더라고
딜러 : 올핑크요?
최형 : 어 올 핑크 (5000원짜리 칩) 그리고 자기앞에 쌓여 있던 (만원짜리며 십만원짜리도 다 내밀며)
이것도 다 핑크로 체인지!
ㅅㅂ 그 때서야 최형이 가만히 안둔다는 의미를 알게 되었어.
ㅋㅋㅋㅋㅋ ㅅㅂ 백만원에다가 갖고 있던 50여만 합쳐서
핑크로 다 바꾸면 칩이 300개야 ㅋㅋㅋ
근데 문제가 뭐냐하면 딜러가 칩통안에 가지고 있는 칩의 갯수는 한정적이야
최형이 한 행동이 상도덕은 없는 행위지만 규칙에 어긋나는 건 아니거든..
마치 리쌍이 세입자에게 한 행동이 법에는 어긋나지는 않지만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는 것처럼 말야.
그리고 게임이 중간중간에 핑크색을 다시 10만원짜리로 체인지 하고 ㅋㅋㅋ 그러면 딜러한테 핑크색이
남아돌겠지? 그러면 넣을곳이 없으니까 또 칩통 열고 정리하고 몇판 지나고 또 십만원짜리를 핑크색으로
올체인지 하는 무한 루프,,,,,
아주매미들은 "뭐 저런 새끼가 다 있나" 하는 표정이었지만 아까 주둥이 사건으로 인해 아무얘기도 하지 못했지.
어찌되었든 최형의 만행에 아주매미들은 다 떠나가고 좀 얌전한 사람들로 물갈이 되었지
새벽시간까지 게임을 같이 한 최형과 나는 종종 담배를 피며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됐어.
최형은 70년생으로 나이가 44살정도였어.
나 : "보드 좋아하세요?"
최형 : "아니 보드 탈줄 모르는데?"
나 : "저번에도 보니까 보드복 입고 계시던데요?"
최형 : 아 이거? 이 동네 너무 추워서 이거 입고 다니는거야.
그리고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난 언제나처럼 강원랜드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던지는 최종 질문을 했어.
"최형 당신이 최종의 꿈은 무엇입니까?" 는 강호동이가 게스트한테 묻는 질문이고.
난 최형에게 이 질문을 또 했지.
"강원랜드는 언제부터 다니셨어요?"
내가 이 질문을 한 50명정도한테는 해 봤는데 항상 그들은 이 질문을 받으면 고개를 위로 향하며
뭔가 회상하는 듯한 표정에 잠기곤해.
최형 : 한 7년? 8년? 그정도 됐나? 그때부터 빠졌지.
그 뒤로는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누군가가 자신에게 그것을 물어본 것에 대해 고마운듯이
혼자 얘기를 해 주더라고.
원래 강원랜드 가는 길에 예전에는 안 좋았었나봐. 근데 38번 국도가 생기면서 거의 자동차 전용도로급의
길이 만들어진거지.최형은 38번 국도 공사현장에 목재를 납품하는 회사의 직원이었는데,
한번 목재를 가지고 그 공사현장에 출장을
오면 2-3주 정도는 회사나 집에서 너무 멀어서 그 근처 모텔방에 머무르면서 일을 해야 했다고 하더라.
근데 현장이 5시면 끝나고 이놈의 동네는 밤도 금방 찾아오고 밤에 술마시고 놀 곳도 없고 불이 반짝이는 곳이라고는
강원랜드 주변에 술집하고 모텔밖에 없으니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가다보니 강원랜드를 접하게 되었다고 그러더라.
강원랜드 오기전까지는 도박은 심지어 고스톱도 쳐본적이 없는데 강원랜드 와서 돈맛 몇번 보고는빠져버린거지.
지금은 회사 그만두고 (묻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강원랜드때문이라고 추측이 된다)
작은 인테리어 회사 한다고 하면서 스마트 폰으로 블로그 보여주고 그러더라.
대충 봤는데 완전 막장으로 사는 강원랜드 상주인은 아닌 것 같아. 일있으면
일하러 가고 일 없는 시기는 강원랜드 와서 논다고 그러더라고.
그리고 딸이 둘 있는데 3년전부터 별거해서 부인이 기르고 있다고 하더라.
별거라고는 말했지만 이혼인 듯 해.
회사그만두고 자영업하면서 일없는 날에는 병적으로 랜드로 달려가는 모습이
부인의 입장에서는 견디기 힘들었을거야.
최형이 실내 인테리어 할 일 있으면 얘기하라고 그러길래, 그럼 명함 하나 주세요 하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명함은 없는데 뭐하러 그런 걸 받아. 여기 오면 11핏에서 항상 만날텐데 허허"
그러더라고...
쿨가이 최형.
최형은 그 이후로도 가끔 강원랜드에서 만나서 게임도 같이 하고 얘기도 하고 그랬는데,
완전 상주인이 된 건 아닌 것 같아.
아무튼 이 일이 있고 나서 한 7개월 쯤 랜드 갈때마다 랜드에서 최형과 만나서 좀 친해졌는데
자기 콤프(배팅액에 비례해서 적립해주는 것. 사북이나 정선시내에서는 현금처럼 쓸수 있다.)
많이 쌓였다고 저녁에 사북 내려가서 콤프로 등심이나 먹자고 하길래 차 타고 같이 내려갔는데
그때 보니까 차도 K9 타고 다니더라고.
나 : "차 좋네요? 형님?"
최형 : "그래? 좋으면 뭐해? 몇년 있다가 어차피 전당사에 잡힐건데 ㅋㅋㅋ 너도 조심해 ㅋㅋ"
나도 울고 최형도 울고 K9도 부릉부릉 울었다. ㅋㅋ
다음 인물편은 시간나는데로 올려드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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