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그 아름답던 꿈 33화

필리핀 그 아름답던 꿈 33화
"야 너 이름이 뭐랬지?"
"아 예 도동이 입니다."
"사람 말 못알아들어 이xx야?"
"예?"
"회사에 돈 얼마나 있냐고?"
"잘모르겠습니다 확인해보겠습니다."
"그래 이 xx야."
금고를 보니 미화 1,300불 정도가 있었다.
"이사님? 달러 1,000불 정도 있는데요?"
"그래? 야 그럼 그거 빨리 줘바."
"예?"
"아 뭐해? 빨리 달라고?"
"이사님 죄송한데 그건 사장님한테 먼저 물어보겠습니다."
"뭐? 이 개xx가... 이런 xx한 xx가 야... 너 이리 나와."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이사의 뚜껑이 열린듯 했다.
나를 앞에 세워두고 온갖 육두문자를 날리는 이이사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말은 그저 죄송하다고 할 뿐이었다.
그때
때마침 박부장이 사무실에 왔고 부동자세로 욕을 먹는 나를 보게 되었다.
"이사님 안녕하세요, 아니 무슨일이세요?"
"어...박부장 마침 잘왔어, 아니 이 x만한 xx가 사람을 뭘로 보고..."
이이사의 얘기를 다 들은 박부장이 이이사에게 이렇게 얘기 했다.
"이사님 상황은 이해하겠는데요, 죄송하지만 이게 저희 돈이 아니라 회사 돈이니까 일단 입/출금이 되면 사장님에게 보고 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뭐? 박부장 너 이xx도...
"죄송합니다 이사님, 제가 사장님께 전화 해볼까요?"
"됐어 이xxx들아..."
한바탕 소란이 지나간 뒤
다시 박부장과 쇼파에 앉아 담배를 한대씩 나눠 피웠다.
"고맙습니다 부장님 그나저나 이렇게 일찍 무슨일이세요?"
"아니 어제 두고 간게 있어서 가지러 왔다가 이게 무슨일이냐?"
"그러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이이사한테 돈 안준거 잘한거야 앞으로도 우리 회사 사람들 말고 누구가 돈을 달라도 너가 모르겠으면 나나 실장님이나 사장님한테 먼저 물어봐."
"예"
"그럼 그때부턴 니 책임이 없어지는거잖아."
"예 알겠습니다, 근데 정말 이사님도 지나치신것 같아요."
"그렇지? 아무래도 나중에 회의 할 때 사장님한테 얘기 좀 해야 겠어."
"예에..."
그렇게 이이사와 교통체증만 빼면 더할 나위 없었던 마닐라 생활...
중간 중간 여자친구 만나러 비행기 타고 세부도 갔었고
여자친구가 비행기 타고 마닐라에 와서 마닐라 구경도 시켜주고
그렇게 마닐라 생활에 적응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앗...어떻게 윌슨을 까맣게 잊고 있었지?'
갑자기 마닐라에서 방황하고 있을 윌슨이 생각났다.
생각난 김에 바로 윌슨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전화가 꺼져 있었다.
몇번을 해봤지만 윌슨의 전화는 꺼져 있었다.
'dayoff날 윌슨을 찾아 하이얏트 호텔에 가봐야 겠다.'
왠지 하이얏트에 가면 당연히 윌슨을 찾을거라 생각했다.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dayoff날이 되었고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을 떨며 하이얏트로 향했다.
하이얏트로 가는길에 문득 드는 생각이...
오늘 아침에 에릭을 못만났다는것...
한집에 살면서 얼굴을 못보다니...
집에서 허둥지둥 나오느라 에릭이 뭐하는지 확인도 못하고 나왔다.
에릭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에릭 역시 전화를 받지 않는다.
'이것들은 전화기를 뭐하러 가지고 다니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하이얏트에 도착하였다.
하이얏트는 헤리테이지 보다 시설/설비면에서 훌륭했다.
헤리테이지의 손님이 대부분이 외국 사람들이라면
하이얏트는 70% 정도는 내국인 즉 필리핀 사람들이 차지 했고
나머지가 몇몇의 한국사람 몇몇의 중국사람들이 게임을 하고 있었다.
여기 저기 윌슨을 찾아 둘러 보다가
너무도 낯이 익은 사람이 게임을 하는것을 보게 되었다.
"야 형 카드 좀 잘줘봐라 너때문에 지금 얼마를 빨리는 거니?"
필리핀 딜러에게 한국말을 하고 있는 에릭...
나는 내 눈을 의심하였지만 에릭은 내가 알고 나랑 같은 회사에서 근무 하는 에릭이었다.
조용히 에릭의 뒤에 가서 게임하는 모습을 쳐다 보았다.
대략 200,000페소 정도가 에릭 앞에 놓여 있었다.
'이자식 어제까지만 해도 돈이 없다고 죽겠다고 말하던 녀석이...'
얼마간 에릭의 게임을 지켜보다가
에릭의 어깨에 두손을 짚으며
"어우 사장님 게임 크게 하시네요?" 라고 하니
고개를 뒤로 살짝 돌려보는 에릭...
"어...도동이형?"
"뭐하냐 임마?"
"형..."
"게임 계속 할거야? 잠깐 얘기 좀 하자."
"예...잠시만요."
자기 칩을 주섬주섬 챙기는 에릭을 뒤로하고 벽쪽으로 준비되어 있던 의자에 앉았다.
에릭이 다가와 겸연적은 미소와 함께 말을 걸었다.
"형 여긴 어쩐일이세요?
"윌슨이 연락이 안되서 혹시나 여기오면 볼 수 있을까 해서 왔는데 더 재미있는걸 봤다."
"혀엉..."
"야 내가 뭐 이런말 할 처지는 아니다만 너가 제정신이냐? 카지노에서 일한다는 놈이 게임을 해?"
"그게 아니고요..."
"그게 아니면? 너 내가 봤으니까 망정이지 나말고 다른 사람이라도 봤으면? 계속 일할 수 있을것 같아?"
"..."
"그만큼 했으면 이젠 카드 잡고 싶은 마음도 안들겠다. 너 도박중독이야."
"..형 그게 아니라 제 말좀 들어보세요?"
"말해봐."
"저도 처음에 와선 안그랬는데 저희가 있는곳이 카지노잖아요, 손님이 한번씩 와서 돈이라도 따고 가면
막 미치겠는거에요 '아 나도 돈이 있을때 저런 그림 만났으면 여기서 이렇게 개고생 안하고 살텐데 여기서 이렇게
손님들 뒤치닥 거리 안하고 편하게 살텐데' 막 이런 생각이 드는거에요."
"그래서?"
"그렇게 손님이 왔다 가면 가끔씩 와서 게임을 하다 보니 조금씩 따더라구요, 그리고 쉬는날에는 이렇게 와서 게임하면서 스트레스 풀기도 하고요."
"야 니돈 갖고 게임을 하는걸 뭐라하겠냐 근데 우리가 카지노 에이xx로 있으니까 그런거지 너 그런 생각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만에 하나 돈을 잃었는데 니 수중에 돈이 하나도 없어 근데 회사 금고에는 현금도 있고 칩도 있어
그럼 그거 가지고 몇번만 찍어서 니 본전 만회하자는 생각 안들겠냐?"
"에이 형... 설마 회사돈으로 그럴까요?"
"얼마전에 이이사 보니 누구든지 회사돈으로 그러고도 남겠더라."
"저랑 이이사랑 같아요?"
"지금이야 그렇지 니가 돈이 있으니까."
"아니에요 형 그리고 막말로 뭐 저만 게임하나요 다들 몰래 몰래 숨어서 게임하는데?"
"뭐 다들 게임 한다고?"
"그럼요."
"그 다들이 누군데?"
"부장님,실장님 모두 다요."
"다들 미쳤구나..."
"알았어요 알았어요 형...에이 오늘은 본전 찾았으니 그만해야 겠다."
"정신 차려 이놈아."
"그나저나 형 윌슨형 찾는다고요?"
"아 참...이봐 너때문에 또 까먹을뻔 했잖아."
"왜요 윌슨형 연락 안되요? 잠깐만요 여기 ㄹㄹ 하는데 직원 한명이랑 안면 있으니 한번 물어볼께요."
"그래 한번 물어봐라 이 미친놈은 도대체 어디서 뭘하는지..."
그렇게 에릭이 어디론가 가고
가기 전에 에릭이 가지고 있던 칩들은 내가 들고 있었다.
'이자식은 이렇게 게임할 돈 있으면 내돈 부터 갚지...'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나는 의자에 앉아서 테이블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신기한 경험을 했다.
바카라 테이블이 나보고 '오라고 빨리 와서 베팅해서 돈따라고'
나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칩을 내려다 보니 칩이 나에게 또 이렇게 말을 걸었다.
'조금만 조심 조심 게임하면 나같은 칩을 얻을 수 있다고...'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안될것 같아서 칩을 들고 캐셔 쪽으로 향했다.
캐셔는 모든 바카라 테이블을 지나 가장 안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모든 카지노 캐셔가 이와 비슷할 것이다.
캐셔는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야 사람들이 쉽게 게임을 그만 두지 않는다, 또한 지금은 없어졌지만 테이블에 캐쉬를 주면 테이블에서 바로 칩으로 주는 경우는 있어도 테이블에서 칩을 캐쉬로 절대 바꿔주지 않는다.
반드시 카지노에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캐셔에 가서 현금으로 바꿔야 한다.
아무튼 이런 고난을 이겨내고 캐셔에서 칩을 현금으로 바꾸고 있자 에릭이 다가 왔다.
"형...어? 돈으로 바꾸는거에요?"
"그럼? 게임 더 할려고 했냐?"
"아니요...그런건 아니지만."
"윌슨은? 뭐래? 여기서 아직도 게임한데? 아님 어디있는지 알고 있디?"
"아...여기서 게임은 더 안하고요 클락에 갔다는데요?"
"클락? 거기서 뭐한다고?"
"뭐 자세한건 모르는데 거기서 중국 사채 애들한테 돈을 빌려서 게임 하는것 같다고 하던데요?"
"뭐? 중국애들한테?"
"예 상황이 많이 안좋은가 봐요 어쩌죠?"
"어쩌긴 찾아야지."
"어떻게 찾아요?"
"근데 클락은 어디야?"
"저도 한번도 안가보고 듣기만 했는데요 여기서 차타고 2~3시간 가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 지금가면 늦겠나?"
"지금 가시면 내일 어떻게 출근해요?"
"하긴..."
"그러지 말고 내일 부장님한테 클락에 아는 사람 있는지 한번 물어보죠?"
"아... 아는사람이 있을까?"
"아무래도 여기서 오래 생활 했으니까 카지노에 아는 사람이 꽤 있더라구요."
"지금 물어보자?"
"에이...지금은 전화 하지 마세요."
"왜?"
"아이 오랜만에 같이 쉬는날인데 괜히 전화 했다가 사무실 나오라고 하면요?"
"그래도..."
"일단 나가시죠 형 제가 오늘은 근사하게 한번 쏠께요."
"이새x 본전 했다면서 돈 땄지?"
"아...아니에요"
"귀신을 속여라."
"하하하 일단 나가시죠?"
윌슨이 내심 맘에 걸렸지만 에릭의 말처럼 모처럼 갖는 쉬는날에 회사에 나가긴 싫었다.
박부장은 모든면에서 배울점이 많았지만 단 한가지 은근슬쩍 부하직원을 괴롭히는 면이 있었다
주로 쉬는날 밥사준다고 사무실로 나오라고 한다거나 근무교대를 할 때 1~2시간 가량 늦는다거나 하는...
카지노를 나가면서 에릭이 물어본다.
"형 혹시 몰오브아시아 가봤어요?"
"아니 들어봤어 뭐 아시아에서 제일 크다며?"
"예 그럼 한번 가보시지요."
"그래?"
택시를 타고 몰오브아시아로 향했다.
마카티에서 몰오브아시아 까지는 그리 먼거리가 아니지만 지독한 교통체증으로 인해 꽤 오랜시간 택시에 머물렀다.
몰오브아시아가 시야에 들어오자 그 크기에 놀랐다.
"에릭아 저게 쇼핑몰이야?"
"예 저도 이번이 두번째에요."
"이야 정말 크다 세부 sm이랑 같은 회사?"
"예."
"저것들은 돈을 얼마나 벌길래..."
"그러니까요 우린 언제 저런거 지을까요?"
"50년 뒤에?"
"하하 형은 50년뒤에도 여기 있을라고요?"
"흠...그런가?"
그렇게 몰오브아시아에 도착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쇼핑몰 중간에 있는 아이스 링크에 발이 멈췄다.
"야 아이스 링크도 있냐? 쇼핑몰안에?"
"롯데월드도 아이스 링크 있잖아요."
"하긴 근데 필리핀에서 아이스 링크라...장난 아닌데?"
"형 스케이트 탈 줄 알아요?"
"한국에 있을때 몇번 타봤는데?"
"한번 타볼까요?"
그렇게 남자 둘이 스케이트를 타고 쇼핑도 하고 밥도 먹고...
밤에 마닐라 페가수스란 KTV에 가서 술도 마시고 하면서
윌슨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윌슨에게 얼마나 큰 일이 닥쳤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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